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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살이_16일차 오늘은 비가 온다더니, 아침 일찍부터 하늘이 지나치게 맑았다. 토요일 아침이라 청소하고 싶은데, 망설여졌다.청소기가 Goblin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어마무시한 소리와 힘을 내기 때문이다.에너지 낭비하지말라고 하기 전에, 저런 무시무시한 청소기가 필요없는 주택단지를 보급하는게 우선이 아닌가 싶지만...나는 소수인 동양인이니까 블로그에만 적어야겠다. 드디어 영국살이에서 만날 수 밖에 없다는 Silverfish와 조우했다.처음엔 이게 (서양)좀벌레인줄 모르고 까무라쳤다.그러니까 이런 벌레가 덜 생길만한 주택구조가 우선적으로 필요한게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청소도 했고, silverfish 박멸 스프레이도 구석구석 뿌렸고, 이제 나만 씻으면 된다.그러나 우선은 삼겹살을 먹어야겠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더보기
런던살이_14일차_소호 오늘은 쇼핑을 가기로 마음먹은 날이다.한파용 패딩과 경량패딩 여러 개를 가져왔는데, 중간에 해당하는 외투가 없다보니매일 땀흘리며 한파용 패딩만 입고 다니고 있다. 예쁘고 선하신 C언니에게 슬며시 소호 간다구 말씀드렸더니 동행해주셨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언니와 소호로 가서 당일 예약을 걸어둔 BAO에서 점심을 먹었다.빕구르망이라고 하더니, 런던치고 괜찮은 가격(그에 비례하는 크기)과 맛!!을 보여줬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로 변화무쌍해서 해가 떴다가 비가 내렸다가 하기를 반복했다.그리고 우산을 쓰는 건 우리를 포함한 외국인 밖에 없었다.우리가 엄살을 피우는게 아니고 "비가 이렇게나 오는데 안쓴다고?" 하는 느낌이었다.   중간에 명품 편집샵 건물? 들어갔다왔는데 진짜 신세계였다.그리고 괜히 쫄려서 사진은 못.. 더보기
런던살이_13일차 분명 매일 쓸 일은 없을 거라고, 나랑 무척 닮은 애한테 호언장담했는데공교롭게도 자기 전에 할 일이 마땅치 않아서 매일 쓰고 있다. 오늘은 머신러닝 수업이 있었다.프로그래밍 수업에서 헤맨 것이 노트북의 부재 때문이라고 핑계대며,잘 쓰지도 못하는 맥북을 이고지고 학교에 갔다.같은 반 20대 학우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오늘 허리보호대도 차고 나갔다. 그러나 오늘 수업에서 노트북은 무쓸모였다. 이 추운 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음에도, 직업정신 투철하게 열정 강의를 진행하시는 교수님 덕에 눈 뜨고 나만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강의 슬라이드에 대해 짝꿍과 토론해보라고 하신다.금발의 구라파 학우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열심히 설명하는데, 이 친구도 나만큼이나 수업에 집중을 못한 것 같다. 나의 백.. 더보기
런던살이_12일차_등교 오늘은 첫 수업이 있었던 날이다.지난 밤은 잠이 잘 오지 않았는데, 아래와 같은 이유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1. 엄마의 잔소리를 듣다가 잘 시각을 넘겨버림2. 오랜만에 운동해서 심박수가 높고 체온이 높음3. 카본매트 온도를 잘못 조절함 물론 보기 중 첫 등교에 대한 설렘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Canary Wharf역에서 내려서 우유만 하나 사오려고 했다.장바구니를 깜빡해서 그냥 맨손으로 들고 왔다.그리고 길을 잃어버렸다. 공교롭게도 난 길치가 아닌데 말이다.2리터짜리 우유를 손에 들고 빌딩 숲을 헤맨 다음에야, 저 멀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랜드마크를 찾았다.한손으론 주머니 속 휴대폰을 쥐고, 한손으로는 우유를 집었는데, 자꾸만 에어팟에서 "실외 걷기를 시작하시겠어요?" .. 더보기
런던살이_11일차 영국사람들과 일처리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아래와 같다.1. 한 번에 하나만 물어봐야한다. (두 가지 이상을 물어보면 나머지 하나는 물론,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답을 잃을 수 있다.)2. 어느 전산망이건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오늘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와 꽤 재밌는 대화를 나누었다.확실히 영국과 미국은 참 다르다.미국에서는 승강기에서 만나는 모르는 이웃주민, 지나가다가 눈을 마주치는 행인들이Hey~ 또는 Good morning~ 등으로 인사하며 스몰톡을 엄청나게 걸어온다고 한다.okay thanks bye~ 를 시전하면, by the way, are you from Korea? 하면서 새로운 대화가 시작되기도 한단다.영국 특인지, 외국인 많이 사는 이 동네 특.. 더보기
런던살이_10일차_마실 어제 런던에 도착한 H언니로부터 쇼디치에서 점심을 같이 하자는 연락이 왔다. 부지런히 세탁기만 돌려두고 MBA 모임에 껴서 신나게 말을 배설하고 왔다.나와 비슷한 처지인 S언니에게 남편은 잘 들어가셨냐 여쭈었는데, 언니의 눈시울이 빨개졌다.나도 덩달아 코가 나올 것 같았다. 영국은 해가 덜 들어서 예민한 사람은 빨리 우울감을 느낀다는데 그렇냐는 K의 질문에, 돌이켜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괜히 기분이 울적해져서 주저리 주저리 쓸데 없는 말을 많이 덧붙인 것 같아 미안했다. 고작 오후 5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어둡고 침침한 길을 돌아오며, 나의 우울감은 정말로 해가 없음에 기인한 것인지 돌이켜보았다.빈 집에 돌아오고 나니, 나는 해가 들지 않아서 우울해하는 사람은 아니다.오히려 집에서 불을 켜지 않고 혼자 .. 더보기
런던살이_8일차 오늘은 학교 OT가 있어 아침부터 부랴 부랴 준비를 한다.저녁에는 시간이 없을까봐, 남겼으면 하는 글을 미리 적는다.이번에 고작 런던 반년 살이를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준비도 해보고 사갖고 들어왔다.그런데도 아쉬운 점이 참 많다. 어떤 후기에서는 눈썹칼을 사오라 하고, 어떤 후기에서는 눈썹칼 좀 사오지 말라한다.내가 도착하고 느낀 소회는,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한국에서 챙겨와야한다는 것이다.어떤 이에게는 눈썹칼이 중요하고, 일회용 장갑뭉치가 중요하고, 생활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물품들이 있을 것이다.해외 어디를 이주하나, 그걸 챙겨오면 되는 것 같다. 고작 일주일 지낸 바로는, 일상 생활용품/식품 중에서 한국보다 영국에서 싼 건 바나나 밖에 없다.런던에서 지내기 위해 한국에서 준비.. 더보기
런던살이_6일차 본래 이 블로그의 생산적인 삶을 살기 위해 개설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방치하며 시간이 꽤 흘렀고,어떻게 하다보니 지구 반대편 런던에서 약 반 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비어 있던 이 블로그는 우선 런던에서 지내는 일상을 기록하고, 내면을 정리하기 위해 사용하고자 한다. 얼마만큼 기록할지도 모르겠고, 쓰다가 부끄러우면 다 지워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 이번주 기록을 위해 적어본다.런던 6일차가 될 때까지 어떤 걸 했냐면,짐정리 + utility 설정 + 학교 학생증 발급하기 + 앞으로 자주 다니게 될 동네 다녀보기  구분항목계정 등록월별 요금결제일첫 결제일 1전기V 28일2월 28일 (후불)Heating water - 부동산 pending2수도V2928일2월 28일 (후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