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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London

런던살이_8일차

오늘은 학교 OT가 있어 아침부터 부랴 부랴 준비를 한다.

저녁에는 시간이 없을까봐, 남겼으면 하는 글을 미리 적는다.

이번에 고작 런던 반년 살이를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준비도 해보고 사갖고 들어왔다.

그런데도 아쉬운 점이 참 많다.

 

어떤 후기에서는 눈썹칼을 사오라 하고, 어떤 후기에서는 눈썹칼 좀 사오지 말라한다.

내가 도착하고 느낀 소회는,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한국에서 챙겨와야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눈썹칼이 중요하고, 일회용 장갑뭉치가 중요하고, 생활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물품들이 있을 것이다.

해외 어디를 이주하나, 그걸 챙겨오면 되는 것 같다.

 

고작 일주일 지낸 바로는, 일상 생활용품/식품 중에서 한국보다 영국에서 싼 건 바나나 밖에 없다.

런던에서 지내기 위해 한국에서 준비해야할 것은 별 것도 아닌 일에 돈을 쓸 수밖에 없다는 마음가짐 뿐이다.

 

일례로 나는 미용가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눈썹이 호랑이 눈썹이라 항상 다듬어야 하기 때문이다. 분명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런던에 도착하고 보니 없다.

정신없이 준비한 나의 과실이다.

물론 나는 아직, 비싼 돈을 주고 미용가위를 살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동생이 방문하기로 한 6주 뒤만을 기다릴 예정이다.

 

반대로 셀로판 테이프는 샀다.

내가 한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었고, 누군가 들고가라고 추천한 적도 없었기에 현지에서 2.5파운드를 주고 1개 구매할 수 있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한 편인 ASDA 마트에서 구매했음에도, 약 5천원을 준 셈이다.

분명 집을 계약할 때 이것 저것 수리를 완료해준다고 했지만, 역시나 수리된 부분은 하나도 없었고,

그나마 내가 손으로 고쳐볼 수 있는 것은 침대 밑바닥 테두리가 벗겨져 이리저리 날라다니는 것을 테이프로 붙이는 것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지출이었지만 속이 쓰리다.

아마 6개월 뒤 여기서 나갈 때까지도 얼마 안 쓸 것 같긴 하다.


내일이면 나의 반려자가 귀국한다.

오늘도 하루종일 고생만 하다가 옆에서 쌔근쌔근 잠들었다.

다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금방일 것도 같고, 아닐 것도 같다.

나는 겁이 많은 어른이기도 하지만, 무모한 어른이기도 하다.

어떤 날은 바쁘게, 어떤 날은 무료하게 살다보면 금방 다시 만날 수 있을 겠지.

 

신나게 먹은 첫 Fish & chips
사진을 찍을 땐 몰랐는데, 앞에 coco 버블티가 있었네
그냥 둘이 걸어다니다가 찍어본 random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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