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스피커를 개시했다.
어딜 가든 들고 다니는, 오래됐지만 나의 작고 귀여운 Beoplay P2.
혹시라도 이웃에 피해를 줄까 염려되어 한 번도 켠 적이 없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현타의 절정을 맞이하고, 적막을 메워보고자 지데레곤 플레이리스트부터 재생시켰다.
길에서 음악을 듣고 다니면 괜히 멍때리게 되고, 얼타는 게 위험한 것 같아서 몇 주째 음악이란 걸 멀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말동안 지데레곤이 나를 위로해준다.
Honne도 한참 듣다가, 이제는 깎아놓은 밤톨같은 태양의 노래를 듣는다.
올타임 레전ㄷ
금요일부터 지금까지 같이 일을 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가 왜 여기 와있는지에 대해 아주 단편적으로만 돌이켜보고 이 일상을 미워하기만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어떻게 보면, 원래 영국으로 와서 공부할 생각은 있었던 건데..
엄청난 겁쟁이로서 괜히 투정을 부렸던 것은 아닌가.
10년 전의 내가 바라본 현재의 나는 어떨까.
그 당시의 나는 현실을 반신반의하면서, 당차기보다 치기 어린 수준에 가까웠다.
그런 나라도, 내가 그렸던 10년 뒤의 모습은 이렇게 나약한 모습은 아니었다.
보다 당차고, 겸손하고,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어있길.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고, 주변사람도 잘 챙기는 그런 큰 사람이 되어있길.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훨씬 어른스러운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지난 날 내가 꿈꿨던 모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아닌 것 같지만 나는 지금 과거의 내가 그렸던 길 위에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길.
그리고 이 학위 못 따가면 뱉을 돈이 얼만지 생각해라. 정신차려라
어제는 갑작스럽게 비가 왔다.
토요일마다 살림하려고 했는데, 결국 장은 오늘 보게 되었다.
고민하다가 단단한 두부라는 문구를 보고, 포장지 그림을 보고 smoked가 별거 아니겠지 하고 데려온 두부..
기록을 위해 남겨둔다.







위에 적었듯이 어제는 예정에 없던 비가 왔다.
나름 빈 시간 관리에 대해서는 철저한 J인데, 일정대로 할 수 없는 날씨 탓하면서 더 우울했을 수도.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암막 블라인드 끝으로 강한 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하늘을 뒤덮은 하얀 구름이 갈래갈래 쪼개지며 파란 하늘길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유동적으로 카페부터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일단.. 앱스토어 국가변경하고.. Pret 구독하고..

자꾸 여기와서 처음이라고 하는게 부끄럽긴 하지만.
남편이 돌아가기 전에 사준 새 신발도 드디어 개시해본다.
왜냐면 오늘 강수확률이 0%였거든.
그 사이에 발까지 살이 빠졌나, 사왔을 때보다 훨씬 커진 느낌이다.
물론 런닝화는 크게 신는 거라면서, 온 직원분들이 모두 이렇게 사는게 맞다고 확인해주긴 했다.


자리가 엄청 많은 Pret 지점인데도 불구하고, 오늘 만석이었다.
정박지를 바라보며 코딩하고 싶었는데,
자리도 없었고, 사람이 많아서 인터넷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 주말은 혼자서 이 앞에 나왔다는데 만족해!

현실을 마주하기.
장보고 오는 길.
맞아.
여기 생각보다 예쁜 동네였어.

호적메이트😈 오기 D-4!!!!
Coding test D-12
ML GCW1 D-16
RA GCW D-36
FI GCW D-40
반려자🐻 오기 D-50
우리집🏠 가기 D-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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