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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London

런던살이_12일차_등교

오늘은 첫 수업이 있었던 날이다.

지난 밤은 잠이 잘 오지 않았는데, 아래와 같은 이유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1. 엄마의 잔소리를 듣다가 잘 시각을 넘겨버림

2. 오랜만에 운동해서 심박수가 높고 체온이 높음

3. 카본매트 온도를 잘못 조절함

 

물론 보기 중 첫 등교에 대한 설렘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Canary Wharf역에서 내려서 우유만 하나 사오려고 했다.

장바구니를 깜빡해서 그냥 맨손으로 들고 왔다.

그리고 길을 잃어버렸다. 공교롭게도 난 길치가 아닌데 말이다.

2리터짜리 우유를 손에 들고 빌딩 숲을 헤맨 다음에야, 저 멀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랜드마크를 찾았다.

한손으론 주머니 속 휴대폰을 쥐고, 한손으로는 우유를 집었는데, 

자꾸만 에어팟에서 "실외 걷기를 시작하시겠어요?" 같은 제안을 3번이나 해왔다.

집에 들어오다가 잘못눌렀는지 운동하기가 실행되고 있었는데, 꼬박 1시간을 걸었다고 기록되어있었다.

길어야 20분 거리를 1시간으로 만들어내다니, 내일까지 운동 안해도 될 것 같다.


 

대한항공 어플 들어가면 D-XXX 이렇게 티켓 일정을 알려준다.

매일 들어가보는데, 숫자가 하나씩 줄어들어가는 걸 볼 때마다 두근두근하다.

보다보면 앞자리가 바뀌고 단자릿수도 오겠거니.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런던까지 왔는데 온통 불만 투성이인 글이라서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사실 나는 런던에 오고싶지 않았다. 

시골쥐라서, 대도시는 나에게 맞지 않다. 서울에서도 강남은 1년에 한 두 번 갈까말까 하다.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는, 간단하게 회사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회사보다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뛰쳐나왔는데,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동기간 같은 학교 준비를 하던 친구는 "정말로 가고 싶어하는 친구들도 있으니까, 자꾸 가기 싫다고 하지마" 라고 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한국에서 더 좋은 기회가 생겨서 마지막엔 한국에 남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나는 그 누구보다 먼저 학교갈 준비를 마쳤다.

사기 맞은 기분이다.

 


광장이 예뻐보여서 찍으려다가 실패

어차피 이 블로그 읽는 사람 내가 다 아는데, 나의 필승 전략이 노출될 일은 없을 것 같다. 

실패한 사진을 보는데, 학교였다
집으로 가는 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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